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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네트워크] 전쟁, 그 이야기의 힘

 ‘사피엔스’ ‘호모 데우스’로 유명한 이스라엘의 세계적인 작가 유발 하라리는 요즘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신간 집필이 아닌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기고와 방송 출연 때문이다.     하라리는 지난달 초부터 이코노미스트·가디언 등 주요 언론에 글을 쓰고 각종 매체와 대담하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 위협, 그리고 침공을 강하게 비판해왔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약 70년간 큰 전쟁을 목격하지 않았던 지구촌 사람들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가하는 무차별 공격에 화들짝 놀라 하라리의 거시적·인문학적인 식견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그의 결론은 명료하다. 전쟁을 감행한 러시아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은 개별 전투에서 승리할지는 몰라도 전쟁에선 이미 역사적 패배의 길을 걷고 있다는 주장이다.   하라리는 역사학자이자 이야기꾼답게 푸틴이 지시하는 공격 하나하나에 우크라이나인의 증오가 켜켜이 누적되고 공격이 계속되면 될수록 그 과정에 발생하는 시민들의 저항 이야기가 쌓여서 힘을 키울 것이라고 단언한다.     그 이야기들은 전쟁이 진행되는 도중은 물론 이후에도 대대손손 이어질 것이라고 확신한다.     우크라이나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가 미국의 탈출 권유를 거절하며 “내가 지금 필요한 것은 탄약이지, 탈출차량이 아니다”라는 액션영화 주인공의 대사 같은 말, 러시아 탱크의 진로를 맨몸으로 막은 용맹스러운 시민들, 결혼식을 서둘러 올리고 바로 동반입대한 신혼부부, 이런 이야기들 말이다.   하라리는 푸틴이 이야기의 힘을 모를 리 없다고 보고 있다. 1941년부터 2년 넘게 레닌그라드(현 상트페테르부르크) 포위전이 이어지며 러시아 군인과 시민 백만 명이 사망한 독일 나치의 만행에 대해 1952년생인 푸틴 역시 소년 시절부터 그 이야기를 들어왔으며, 그 당시 러시아인의 무용담도 심심찮게 접했을 것이라고 믿는다.     오늘의 푸틴이 히틀러와 같은 악역을 자처하며 스스로 피의 유산을 남기고 있다는 점은 역사의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우크라이나 속담에 이런 말이 있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삶의 기쁨을 앗아간다.’ 생활 속의 이런 속담 덕분인지 우크라이나 시민들의 투지와 용기는 세계인의 존경과 응원을 받고 있다.     하루아침에 난민 신세가 되어버린 우크라이나 여성과 아동, 그리고 조국을 지키겠다고 폭격 한가운데 남은 아버지·남편·아들들에게 돌이킬 수 없는 희생과 아픔이 더 쌓이기 전에 국제사회가 도울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공허한 응원을 넘어 전쟁을 멈추고 우크라이나인이 소중한 일상을 회복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세계인들의 이야기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안착히 / 한국 중앙일보 글로벌협력팀장J네트워크 이야기 전쟁 우크라이나 전쟁 저항 이야기 우크라이나 공격

2022-03-07

러, 우크라 침공…동·남·북 동시 진격

러시아가 2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를 전격 침공했다. 러시아군은 개전 첫날부터 우크라이나 동부와 북부, 남부 등에서 동시다발 공격을 펼치며 진격했다.   이런 과정에서 우크라이나 내 다수의 군사시설이 파괴되고 우크라이나인 220여 명이 사상한 것으로 파악됐다.   로이터·AFP·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이날 새벽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특수 군사작전 개시 명령 이후 곧바로 우크라이나 공격에 나섰다.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선 러시아군의 지원을 받는 친러 분리주의 반군이 우크라이나 정부군의 방어선을 뚫고 3~5마일 진군했다고 러시아 국방부가 밝혔다. 러시아는 침공 개시 약 9시간 만에 수도 키예프 북부까지 진군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남부에선 러시아가 지난 2014년 합병한 크림반도를 통해 진입한 러시아 공수부대 등이 우크라이나 남부 도시 헤르손에 입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군은 헤르손에서 우크라이나 측이 취하고 있던 북 크림운하 봉쇄를 해제하고 크림반도로의 관개용수 공급을 재개했다.   역시 남부 도시 오데사 인근의 흑해에 있는 섬 ‘즈미이니’도 러시아 수중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수도 키예프 인근 비행장 등 군사시설도 러시아군의 공습을 받아 파괴됐다. 러시아군은 또 우크라이나 북부 벨라루스 쪽에서 남쪽으로 진군하며 국경에서 멀지 않은 우크라이나 북부의 체르노빌 원전을 점령했다고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이 전했다. 대통령실은 “러시아군의 완전한 무차별 공격 뒤에 원전이 안전하다고 말하긴 어렵다”면서 “이는 현재 유럽에 대한 가장 심각한 문제 가운데 하나”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그러나 “정체불명의 군대가 원전을 장악했으나 인적 피해나 시설 파괴는 일어나지 않았다고 우크라이나 측이 통보해 왔다”고 전했다.   2000년 이후 모든 원자로 가동이 완전히 중단된 체르노빌 원전은 벨라루스와의 국경에서 남쪽으로 10마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에서 북쪽으로 약 62마일 떨어져 있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우크라이나의 육상 군시설 83곳을 공격해 무력화함으로써 침공 첫날 목표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그러나 도시나 군사기지 내 막사, 주택 등 비전투시설은 인명 피해를 막기 위해 공격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올렉 랴슈코 우크라이나 보건장관은 러시아군 공격 첫날에 우크라이나인 57명이 사망하고 169명이 부상했다고 설명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번 군사작전을 명령하면서 그 목표가 우크라이나의 ‘탈군사화’와 ‘탈나치화’라고 천명했다. 탈군사화는 우크라이나의 주요 전력을 무력화하는 것을 의미하며, 탈나치화는 돈바스 지역 주민 등 우크라이나 내 러시아인들을 탄압하는 데 앞장선 극우민족주의 성향의 우크라이나 집권층을 척결하는 것을 뜻한다.     우크라이나 군사력을 무력화시킨 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 정권을 몰아내고 친러 정권을 세우는 것을 우크라이나 침공의 목표로 설정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서방 정보기관 관리는 AFP 통신에 “우크라이나의 대공 방어가 사실상 제거됐다”면서 “러시아 병력이 키예프로 진격해 수도를 장악할 준비가 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장병희 기자우크라 침공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우크라이나 공격 우크라이나 북부

2022-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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